유튜브에서 작가 이민진의 강연을 몇차례 찾아듣게 되면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고...한국계 미국인 이민자인데 일본과 관련된 강렬한 단어 파친코로 책 제목을 정한 이유도... 이민진 작가도 궁금해져 선택하게된 책.
파친코 / 이민진 지음 / 문학사상
아이 공부할때 옆에 앉아 한두장씩 읽기 시작하다 밤잠 설치며 새벽까지 1권을 마치고, 오늘 2권을 완독.
후~ 가슴이 너무 먹먹하다... 아직까지도.
삼일절이라 더 그런가...?
이 책을 읽으면서 작년 봄 쯤 읽었던, '알로하, 나의 엄마들(이금이장편소설/창비)'도 생각이 났다.
우리가 어쩔 수 없었던 과거사를 지내온것도 있었지만, 여자들의 삶이란 정말 이런것인지..
파친코의 주인공 여자들과 알로하 나의 엄마들속 엄마들의 삶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너무 닮아 있었다.
파친코의 양진.선자.경희... 그녀들은 어떤 신념으로 그 긴 터널같은 시간들을 견디고 버텨낸 것일까...
나라면 어땠을까? 경희는 몰라도 양진과 선자는 우리네 할머니세대처럼, 아니 엄마라는 그 타이틀 하나만으로 그저 자식을 위해 버틴걸까?... 과연 이미 엄마라는 이름으로 10년을 맞이한 지금 나도 그럴수 있을까?
"역사가 우릴 망쳐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것부터가 어딘가 모르게 요즘의 우리와 어쩌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나 조차, 출,퇴근의 쳇바퀴와 퇴근 후 가정일과 육아 그리고 다시 다음날 아침이 되면 각자의 일터로 향하는 현재 우리 내 삶이 과거 훈이와 양진의 일상과 뭐가 다르단말인가... 나 역시 그저 출퇴근길 짬짬히 보는 핸드폰 인터넷속에서 뜨는 뉴스 첫 페이지에 잠깐 눈을돌려 훑어볼 뿐. 그리고 지하철을 내리면 다시 일상으로의 돌진이다.
그래. 정치, 경제... 아무리 난리가 나도 오늘의 내가 더 중요할 뿐인것을... 우리 모두가 그렇지 않을까?
마지막 선자가 이삭의 무덤가 옆에 손으로 구멍을 파고 노아의 사진 열쇠고리를 묻으며 손에 묻은 흙을 툴툴 털어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 채비하는 모습.
이런들..저런들.. 다시 삶이고, 일상인 것이다.
읽는 내내 내가 양진이라면? 선자라면? 경희라면?
그리고 노아라면? 모자수라면? 솔로몬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이삭의 손을 잡았을 지? 한수의 도움을 받아들였을지? 노아는 왜 그랬을지. 견디지 못할만큼 힘들었을지. 비겁쟁이는 아니였을지. 모자수역시 강인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을지. 요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자신이 얼마나 비참했을지. 창호는 정말 어떻게된걸지. 솔로몬의 선택은 과연 옳은것이었을지... 너무도 많은 생각이 끊임없이 ...그때 나라면?하고 질문해온다.
그리고 그 시간들을 거스르지 않고, 우직하게 견디고 버텨온 그들이 안타깝고 대견하고 또 감사하고... 복잡한 마음이다. 그들은 그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안에서 최선이라는 선택을 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나를 찾아가는 것 이었을까? 그 안에서 나를 스스로를 지켜온 것일까? 그럴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던걸까?
그래도... 다시 일상이다...
매일의 일상에서 최선을 다한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도 있음에 감사하며 삼일절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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