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디자이너 전공으로 대학 내내 대기업 브랜드 디자인실에서 피팅알바부터, 동대문 시장 업무까지
학교 다니는 짬짬히 꾸준히 디자인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졸업을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니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언니들은 컬러 하나 마음데로 정하지 못한 체,
층층시하의 컨펌을 기다리며 또 일정은 일정데로 치이고 있는 상황을 보며,,
내가 공부하며 꿈꿔오던 디자인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커져 나는 규모는 작더라도 내실있는 회사에서 일하며 알차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땐 몰랐다… 그게 사회의 현실인 것을.. 작은 곳을 가면 더 열악하다는 것을…
지나고 보니 그랬다. 그치만, 첫 직장은 나름데로 알찼던 기억이다.
디자인실 분위기도 좋았고, 시장조사도 자유로웠고, 일도 많이 배울 수 있었지만,
일이 너무 많아 한달의 반 이상은 야근에 택시비로 개인 경비를 올리는 것도 질릴 상황..
그런데, 선배 언니들이 하나 둘 대기업으로 옮기면서 나에게도 몇 군데를 소개를 해 주었고, 분위기타며 나도 동대문시장을 핑계삼아 몰래몰래 면접을 몇군데 봤던 기억이다.
근데, 몰래 면접보러 다니면서 드는 생각이...
그때 난 뭔가 믿도 끝도 없는 내 첫 직장에 대한 의리?라고 할까? 첫 회사를 그렇게 분위기 따라 움직이는 건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참,,, 어리석었다. 벌써 20 년 전 이야기이니, 세상은 또 지금과 많이 달랐지만,, 나도 좀 어리석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소개를 받기도 하고, 나도 분위기 타서 몇 군데 면접을 보았지만, 몰래몰래 면접을 보는건 마음이 편치 않았고
첫 직장이니 최소 2년은 채워보자.. 하며 버텨왔다.
결정적으로 알차고 내실있는 줄 알았던 회사의 재정은 탄탄하지 못했고, 개인경비가 늦어지더니 월급도 늦어지는 사태를 맞이하자, 나는 떠나기로 결심했다.
야근을 많이 했던 터라, 좀 쉬고 싶었고 첫 직장에서의 언니들의 학벌은 너무도 좋았다.
막상 일을 같이 해 보니, 그리 똑똑하거나 fashionable 한 감각이 있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난 내가 보는 세상이 그게 다 였으니
이건 그냥 나의 오만함으로 직장생활에 찌든 그들이 적당히 존버하는 모습이었던것인데, 나름 그들의 전략을 그때 나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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